박인환 기자
KB Liiv M 알뜰폰
한 시민단체가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사업과 관련 소비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위법하게 수집 활용한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국민은행이 지난 2019년 12월부터 ‘KB리브엠(KB Liiv M)’브랜드로 알뜰폰 가입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활용한 정황을 인지하고 이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지난 2019년 4월 KB국민은행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돼 이동통신사업(MVNO)에 진출했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국민은행이 당시 부가조건이었던 소비자보호 의무 등을 외면하고, 오히려 자사의 마케팅 목적으로 고객의 개인정보를 위법한 방법으로 무단 수집하는 등 심각한 모럴해저드 행태를 보여주고 있어 관계 당국의 신속하고 엄정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은행이 ▲개인정보를 수집하면서 ‘필수동의’ 항목과 ‘선택동의’ 항목을 구분하지 않았고 필수 동의하지 않는 경우 (알뜰폰) 서비스 제공을 거부 ▲개인정보 수집의 이용목적 및 수집 항목 등을 이용자에게 불분명하게 안내 ▲통신서비스 제공과는 무관한 민감한 개인정보를 필수 동의를 통해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등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은행이 필수항목으로 수집한 이동통신 이용자의 접속IP 정보(도메인 주소 및 URL 등)는 이용자의 생활패턴과 소비 취향, 정치 성향까지 추정할 수 있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기존 이동통신3사도 특정 목적(통신망 관리 및 과금)을 위해서만 제한적인 수집·열람이 가능하며 그 외 목적에 대해서는 선택 동의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국민은행이 고객분석(개인맞춤형 서비스 제공 서비스 상품개발, 이용자 및 서비스 이용에 대한 통계 분석) 및 시장조사 자료를 작성한다는 상업적 목적으로 고객의 접속IP 정보를 포함한 금융정보, 특히 고객의 직업까지도 필수동의 사항으로 지정해 광범위하게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은행의 이같은 개인정보 수집이 수년간 대규모로 진행됐기에 예상되는 유출 규모와 소비자 피해는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시민중계실은 "현재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알뜰폰 서비스는 2019년 12월부터 가입자를 모집해 올해 4월 기준으로 42만 회선을 넘어섰고 지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수억개의 개인정보가 피신고인에게 넘어가 활용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이 URL 수집 조항이 논란이 되자 별도의 선택 동의가 필요하도록 개인정보처리방침을 개정했지만 개정대비표 게시를 생략해 URL 정보의 선택 동의 변경 내용을 이용자가 인지하기 어렵게 했으며, 개선된 선택 동의 조치를 실제 가입과정에서 적용하고 있는지도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최근 개정한 개인정보처리방침에도 여전히 고객분석 및 시장조사를 목적으로 접속로그 및 IP 주소 등의 개인정보를 필수 동의로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민중계실은 “이번 국민은행이 KB Liiv M 알뜰폰의 개인정보 위법 수집·활용 사태를 통해 금융권의 알뜰폰사업 진출은 통신정보와 금융정보의 결합으로 인한 개인정보의 독과점화 및 상업화, 대기업 중심으로의 알뜰폰 시장 재편, 은행의 건전성 리스크를 키울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은행의 개인정보 불법 수집 정황을 통해 금융위가 성급하게 추진한 혁신금융서비스의 일그러진 민낯이 드러난 이상 금융위가 현재 진행 중인 금융권의 통신업 부수업무 지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덧붙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 해 피신고인의 기만적인 위법 행태를 일벌백계하고, 향후 유사한 위법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감독 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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