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 않았던 기간 저에게 WCC 중앙위원과 실행위원으로 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셨던 하나님과 한국교회, WCC에 감사 드립니다. 교회만이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해 기독교적인 예언자적·목회적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WCC의 글로벌 차원의 일에 참여하면서 '교회다운 교회'가 세계를 위해서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가 절감하게 됐습니다." 제11차 WCC 총회를 앞두고 지난 9년간의 WCC 중앙위원 및 실행위원 임기를 마감한 배현주 목사(총회한국교회연구원 부원장)는 "WCC가 중점국가로 삼고 있는 한국교회의 대표이기 때문에 프로그램 및 재정 위원회 등 기본 위원회와 함께 공공쟁점위원회 두 위원회에서 늘 이중으로 일해야 해 식사 시간에도, 혹은 밤늦게까지 문서 내용을 검토하는 회의를 해서 매일 숨 가뻤다"며, "그러나 지구촌의 주요 상황에 세계교회가 예언자적으로 또 목회적으로 대처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뻤고, 젠더자문그룹, 70주년 메시지 위원회, 인선위원회 등에서 일하면서 성격이 다른 과제들을 골고루 체험했던 것도 감사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배 목사는 중앙위원과 실행위원으로서 여러 강연을 통해 세계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감사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배 목사는 "WCC, WCRC, 아시아·태평양 YMCA, 독일교회 등에서 중앙위원으로서 대면·비대면 강연을 했던 일, 여성 성직자가 없는 정교회 대표들이 있는 실행위원회 예배 때 설교를 하고 인간적 신뢰 관계가 개선되었던 일 등이 기억에 남는다"며, "특히 2014년 중앙위원회에서 오이코크레디트 총무와 함께 강연을 했는데, 부산총회 때 채택되지 못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성명서'가 중앙위원회 현장에서 다시 채택되는 한 요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보람을 느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7년 ICAN이 핵무기철폐조약으로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었을 때 이 단체는 WCC의 도움과 후원에 대해서 감사를 표현한 바 있다. 물론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성명서' 채택이 이들에게 큰 지지가 됐다. "세계교회의 경험을 통해 한국교회의 과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배 목사는 "한국교회에 대한 세계교회의 기대가 높은 것이 사실이며, 어느 세계교회 지도자는 한국교회가 지닌 기도의와 선교의 열정, 예언자적인 사회변혁의 열정은 세계교회와 나누어야 할 귀한 유산이라는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며, "세계교회의 인구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해가는 시대에 우리 한국교회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정신을 심도 깊게 이해하는 공동체적 리더십을 잘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목사는 한국교회에 에큐메니칼 운동의 저변 확대를 위해 신학생들, 목회자들,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에큐메니칼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배 목사는 "세계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국내 이단들의 득세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각국의 공신력 있는 교회 네트워크에 기반해서 세계적 공교회성을 추구하는 에큐메니즘을 소홀히 하는 것은 큰 과오"라며, "화해, 일치, 생명,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존(JPIC) 등 에큐메니칼 운동이 중시하는 테마들은 한결같이 중요한 성서적·신학적 주제들이면서, 우리 사회의 공적인 가치들이기도 해 사회의 가치관을 올바로 세워나가는 일에 기독교적 공헌을 할 수 있어 한국교회의 혼란과 사회적 신뢰도 하락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배 목사는 "우선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신앙운동의 뿌리를 다지는 일에 복무하고 싶고, 신약학자요 신학자로서 집필과 교육에 우선적 관심을 두고 있다"며, "목회자 평생교육, 평신도 지도자 교육, 신학생 교육, 청년 교육, 여성 교육 등에 기회가 있을 때 힘을 보탤 생각이고, 기후비상사태를 극복하는 그린 엑소더스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뜻을 세우신 분들과 함께 일하면서 세계교회에 영감을 줄 수 있는 글로컬 에큐메니즘이 국내에 활성화되는 일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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