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희 시민기자
YMCA ‘포항 여자 청소년 쉼터’가족 안 갈등·폭력·방임 등으로돌봄서 소외된 9~24세 쉼 제공따뜻한 분위기에 여가용품 가득외부기관 연계한 심리상담부터자립 위한 교육까지 전폭적 지원
포항시 여자 단기 청소년 쉼터 거실. 요가와 체험 활동 공간으로도 사용한다.
어린 시절, 학교까지 거리는 아이 걸음으로 한 시간이나 걸렸다. 등교할 때는 지각할 것 같아 한눈팔지 못하고 곧장 학교로 향했지만, 하굣길은 달랐다. 30분 걸으면 나타나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었다. 터줏대감인 그 나무는 이웃 동네 어귀에 서서 너른 그늘을 만들어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쉬게 했다. 하굣길에 잠시 공기놀이하고, 여름엔 땀을 식히는 우리들의 쉼터였다.
포항시 육거리에도 쉼터가 있다. YMCA에서 운영하는 ‘포항시 여자 단기 청소년 쉼터’다. 가족 안의 갈등, 폭력, 방임 등으로 돌봄을 받을 수 없는 9∼24세 가출한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쉼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상담과 진로지도, 문화활동,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을 통해 청소년의 자립을 돕고, 가정과 학교로 또 사회로 복귀를 돕는다. 그래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도록 도움을 주는 보호시설이다.
5층에 자리한 이곳에 도착해 벨을 누르니 밝은 미소의 상담원께서 맞아주었다. 여자 청소년이 머무는 시설이니 미리 전화를 드렸기 때문에 가능한 방문이었다. 첫인상은 따뜻함이다. 입구에 책꽂이 가득 입소자들이 읽고 싶은 책이 가득 꽂힌 책꽂이를 지나 거실 공간으로 따라 들어갔다. 며칠 전 크리스마스 행사를 했다며 작은 트리가 반짝였다. 운동기구와 요가 매트가 창가 한쪽에, 반대편 창가에 청소년들이 체험하며 만든 여러 작품이 놓였다. 탁자 옆에 쉼터의 역할을 소개하는 배너가 보였다.
포항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를 풀이하자면 포항의 여자를 위한, 기간은 단기로 9세에서 24세까지의 청소년 7명을 돌보는 쉼터란 뜻이다. 포항에 3개의 쉼터가 있다. 단기는 3개월이 기본이지만 3개월 뒤 회의 후 1-2차 연장 가능해서 최대한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다고 한다. 쉼터는 말 그대로 잠깐 살다 가는 곳이다. 가정이 위급한 상황이면 하루만 머물 수도 있다. 단기와 달리 중장기 쉼터도 있다고 했다.
쉼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생활보호다. 처음 들어오면 선린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해서 전염성 있는지 확인 후에야 머물 수 있다. 그 외 심리검사, 상담, 트라우마 같은 것은 외부 기관에 상담을 연계해 자세히 살핀다. 개인 상담도 필요하면 주선해서 심리적으로 안정되도록 돌본다. 여가와 문화생활로 원예, 영화, 공예 등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감성적으로 풍성해지도록 돕는다. 최근에 요가 강사를 초청해 몸에 소중함, 몸의 균형을 자기 스스로 느끼게 일주일에 한 번 진행 한다.
대부분 입소자가 학생 신분이라 교육을 강조했다. 학교는 기본, 학업을 유지해서 졸업하는 게 사회생활에 얼마나 필요한지 아직은 모르는 아이들이라 제일 힘든 부분이라고 소장님은 안타까워했다. 학업에 필요한 문제집부터 학용품 다 지원하고, 검정고시 공부부터 과정을 잘 지날 수 있게 도와주려고 애쓴다고 했다. 특히 인권 교육, 안전교육, 아동학대, 성교육에 관한 것을 습득하도록 지도한다. 그다음으로 입소자의 자립을 돕는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면 컴퓨터 및 취업에 필요한 뭐든 지원한다. 이곳은 24시간 운영한다. 원장님과 상당원 5명 조리사 1분, 7명의 아이들을 7명의 어른이 돌본다.
이곳은 네이버에 ‘쉼터, 가출’ 연관어를 치면 알 수 있고, 경험한 친구를 통해, 담임선생님께 말하면 이곳으로 알려주시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단체생활에 필요한 규칙을 못 지키거나 해를 끼치면 퇴소시키기도 한다. 여성가족부, 경상북도, 포항시의 보조금으로 운영하고 후원도 받는다.
/김순희 시민기자